김신의 기자 ewhashan@gmail.com | 입력 : 2018.12.12 17:59
‘박해 받는 기독교인을 위한 교회의 역할’ 주제 포럼
북한의박해받는사람들을기억하는사람들(ZAKAR KOREA)과 북한사역글로벌네트워크(GNN)가 12일 서울 강일교회에서 ‘북한의 박해 받는 기독교인을 위한 교회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북한사역포럼을 개최했다.
주최 측은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로 북한 인권에 대한 사회와 교회 안팎의 관심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핍박 받는 북한 지하 성도를 섬기는 일을 논의하고 그 사역 방향을 결정하는 등의 일을 위해” 이번 포럼을 마련했다.
개회예배에서 역대하 7장 14절을 본문으로 설교한 예장 합동 총회세계선교회(GMS) 강한길 선교사는 “오늘 본문처럼 주님께서 분단된 이 땅을 고쳐 주시길 원한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대 이상으로 행하실 것을 신뢰한다”며 “복음으로 북한 땅이 변화되길 원한다”고 했다.
"북한교회의 박해는 현재진행형"
포럼에서는 먼저 유관지 목사(북한교회연구원장)가 ‘북한교회에 대한 역사적 관점’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유 목사는 북한교회의 역사를 일관하고 있는 키워드로 ‘박해’를 꼽으며 “북한교회의 박해는 현재진행형”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인권정보센터의 북한 종교자유백서를 바탕으로 시기별 북한의 박해를 △종교자유 제한기(1945~1948) △종교자유 탄압기(1949~1953) △종교자유 말살기(1954~1971) △종교단체 이용기(1972~1987) △종교시설 운영기(1988~1997) △비공식 종교 활동 박해 강화기(1999~현재)로 정리했다.
그는 “한국교회에 북한의 지하교회 성도를 위한 여러 기구가 있고 이들이 여러 행사를 갖는 등 활동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 성도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이 보편적인지 생각하면 대답하기가 어렵다”며 “기독교통일포럼에서 매년 선정·발표하는 ‘통일선교 10대 뉴스’에서 2015년부터 올해까지 4년 동안 박해 받는 북한 지하교회 성도 관련 뉴스는 하나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올해 북한과 통일 선교 활동에서 두드러진 일 하나는 연합운동의 구체화”라며 통일선교교육협의회 조직, 대북교류협력단 결성, 선교통일한국협의회 창립 등을 언급했다. 특히 박해 받는 북한 지하교회 성도 문제를 들고 나온 북한사역글로벌네트워크(GNN)의 출범에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 “한국교회는 지하교회 성도에 대한 미온적 태도를 취하는 등 염소처럼(마25:31~46) 왼쪽에 있게 될 요소들이 많이 있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출애굽기의 하나님은 고통받는 백성의 신음소리를 들으시는 분이셨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도 그리 하라고 명하신다”며 발제를 마쳤다.
"기독교 서적 소유한다는 이유로 처벌을 가하는…"
이어 김성태 교수(오픈도어즈 한국대표, 총신 신대원 교수)는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국제 정세를 설명한 후 현재 북한 내부 기독교인이 느끼는 정서, 그간의 북한 내부 변화와 그에 따른 선교에 대해 언급하며 한국교회의 사역 방향에 대해 발제했다.
김 교수는 “장기적 차원에서 북한정부의 비핵화의 진정성을 알 수 있는 요건 중 하나는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인권’이고, 기독교인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인권은 ‘신앙의 자유’”라며 “기독교 서적을 소유한다는 이유로 혹독한 처벌을 가하는 종교말살정책을 유지하면서 비핵화를 성취한다는 것은 국제 사회에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다”고 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현재 북한 전역에서 북한 주민들에 대한 감시와 통제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그 예로 계급투쟁 교양 강화, 반동적 사상 침투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운동, 반사회주의 행위를 없애기 위한 투쟁 사업 등 각종 학습 교육이 조직적으로 더 철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더욱이 증산 돌격 운동, 3대혁명 붉은 기 쟁취운동, 산림복구 전투 등 온갖 노동에 동원되고 있다”며 “북한의 교회 지도자들과 교인은 북한 당국으로부터 가중되는 위협과 체포, 더욱 혹독 해지는 형벌에 대한 경각심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앞으로) 북한의 여러 문호가 열리게 될텐데, 한국교회는 각 전문분야의 평신도 기독교인들을 훈련하여 사역을 다양한 방법으로 개발하고 발전시켜야 하며, 안전하면서 효과적이고 영향력 있는 사역을 위해 인적, 물적 자원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며 “또한 문호개방을 하면서 북한 내 각종 범죄, 기형적 사회 병폐가 심각하게 나타날 것인데, 교회가 복지 프로그램, 트라우마 상담 등의 교육을 마련해야 하고, 국제 기독교 단체와 계속 연계하며 이러한 활동들이 중복·오용·남용되지 않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선교 통일'을 위한 한국교회의 과제
다음으로 선교통일한국협의회 상임대표 조요셉 목사(숭실대 초빙 교수)는 통일과 북한 선교, 북한 인권에 대한 한국교회의 무관심과 북한사회(주민)에 대한 이해부족, 통일된 교육과정과 전략 부재를 지적하며 향후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했다.
조 목사는 “북한은 하나님께서 남겨놓은 세계 선교의 마지막 전략적 고지라 할 수 있기에 범 기독교 차원에서 서로 협력해 북한 재건과 북한 선교에 대한 협의체를 만들어 종합적이고 구체적인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전문가들과 교회 및 선교단체를 한 울타리 안에 묶는 플렛폼 역할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특히 조 목사는 “세속화, 성공주의, 세습, 목회자의 성적 타락, 도덕성 상실 등으로 지탄받는 한국교회가 있는가 하면 북한 지하교인들은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버렸고 지금도 목숨을 걸고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한국교회 성도가 사도행전에 나오는 초대교회 교인들처럼 부활 신앙으로 진실되게 하나님을 하나님 되게 하고 예수님이 걸어가셨던 길을 삶으로 살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교회가 어떤 예배 양식을 취하고 어떤 교재를 사용해야 할지 통일된 교과 과정이 필요하고, 김일성 일가의 독재 체제에서 주체사상과 억압체제로 말 못할 상처를 입은 북한 주민을 치유할 프로그램을 시급히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조 목사는 △김정은 정권과 주민을 분리해서 볼 것 △식량과 의료품, 비료 등 각종 생활에 필요한 대북 인도적 지원을 계속할 것 △탈북민 출신 목회자들이 담임하는 탈북민 교회의 성경공부, 봉사 등을 지원할 것 △북한 지하교회와 봉수교회 및 칠곡교회간의 갈등을 대비할 것 △중국, 러시아 등 접경 지역에서 사역 방향을 모색할 것 △박해 받는 북한 그리스도인을 위한 북한 인권 개선 운동을 전개할 것을 제시하며 “제기된 문제들을 지금부터 해결하면서 다가오는 선교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후 영국 세계기독연대 동아시아 담당 벤 로저스 팀장이 ‘북한의 박해 받는 성도들을 위한 교회의 역할과 국제네트워크’를 제목으로 발제했다. 벤 로저스 팀장은 300여개 비정부기구들과 함께 하는 CSW(세계기독교연대)와 북한에서의 종교 혹은 신앙의 자유 침해를 포함한 인권위기를 문서화한 보고서 ‘완전한 부정’(Total Denial), ‘영화, 시장 그리고 대중감시’(Movies, Markets and Mass Surveillance) 등 그간의 사역을 소개하며 “우리는 자비를 사랑하고 정의를 행하며 우리 하나님과 함께 겸손하게 걷도록 부르심을 받았다. 모두가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또 이빌립 선교사(GSM, 통일소망선교회, (사)남북사랑네트워크 본부장), 강철호 목사(새터교회), 정베드로 선교사(GMS, 북한정의연대)가 발표하고 김형석 목사(전 총신대 역사학과 교수), 정종기 교수(ACTS 북한선교학과 교수), Jamie Kim 목사(Reah International 대표, 로잔언약 북한트랙 담당)가 논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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